(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일본인 어머니를 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외야수 라스 테일러-다쓰지 눗바(26)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일본 대표로 출전할 전망이다.
반면 할머니가 일본인인 스티븐 콴(26·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일본 대표팀 합류는 불발됐다.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4일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대표팀의 애칭)에 최초로 일본 국적이 아닌 '일본계 메이저리거'가 합류한다. 눗바의 일본 대표팀 발탁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일본은 '일본 국적 선수'만으로 WBC를 치렀다.
그러나 2023 WBC에는 미국 국적의 일본계 빅리거 눗바를 엔트리에 넣을 계획이다.
산케이스포츠는 "눗바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교 출신의 미국 국적 선수다. 그러나 어머니가 일본인이어서 WBC 일본 대표팀 합류가 가능하다"며 "눗바가 일본 대표팀 합류를 원했고 세인트루이스가 이를 허락했다"고 전했다.
2월 17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시작하는 일본 대표팀 훈련에는 불참하고, 대회 직전에 일본으로 건너올 예정이다.
눗바는 2021년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해 58경기 타율 0.239, 5홈런, 15타점을 올렸다.
올해 빅리그 성적은 108경기, 타율 0.228, 14홈런, 40타점이다. 타율은 낮지만 장타율 0.448을 찍으며 힘을 과시했다.
산케이스포츠는 "눗바의 합류가 확정되면서 일본 대표팀은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눗바로 이어지는 '빅리그 외야진'을 꾸리게 됐다"고 전했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콴은 느슨한 WBC 참가 규정에도 '일본 대표팀 합류 자격'을 얻지 못했다.
WBC는 '부모 중 한 명의 국적이나 태생지'에 따라 출전 국가를 정할 수 있다.
여권을 소지하지 못했더라도, 해당 나라의 여권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도 그 나라의 대표로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조부모의 국적이나 태생지만으로는 그 나라의 대표 선수가 될 수 없다.
태생적인 유대인과 개종 유대인, 유대인의 배우자, 유대인 부모나 조부모를 둔 사람들에게 이스라엘로 이주해 시민권을 취득할 권리를 폭넓게 부여하는 이스라엘은 유대계 선수를 WBC 대표팀에 선발할 수 있다.
콴은 일본인 할머니를 두긴 했지만, 부모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난 터라 WBC 일본 대표팀 합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