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슈터 전성현은 친정팀 안양 KGC인삼공사와 세 번째 맞대결에서도 웃지 못했다.
지난 27일 박지훈의 극적인 역전 골에 82-84로 아쉬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지만 이 경기에서 전성현은 프로농구에서 드문 세 가지 기록을 세웠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 이후 20년 만에 9경기 연속 20득점 이상 올린 국내 선수가 됐다.
이 기록은 프로농구에서도 달성한 선수가 몇 없다. 프로농구 25년간 6명뿐이다.
2002년 2∼3월 서장훈이 서울 SK 소속으로 이 기록을 냈다.
서장훈은 프로농구 초창기인 1999년부터 2002년까지 22경기, 18경기, 17경기, 14경기, 11경기, 10경기, 9경기 연속으로 20점 이상을 올리는 등 '밥 먹듯' 20점을 넣었다.
'최고 슈터'였던 문경은 KBL 본부장도 프로농구 원년인 1997∼1998년 12경기, 다음 시즌 9경기 연속으로 20점 이상을 올렸다.
'사마귀 슈터' 김영만 원주 DB 코치와 현주엽 전 창원 LG 감독도 부산 기아와 광주 골드뱅크 시절 10경기 연속 기록을 챙겼다.
이 부문 말미에 이름을 올린 이가 2000년대 초반 프로농구를 풍미한 슈터 조성원 LG 전 감독(9경기)이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2001년 기록으로, 해당 시즌 조 전 감독의 평균 득점은 25.7점이었다. 역대 국내 선수 1위다.
그러나 수비 전술이 발전하고,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아진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이런 토종 득점원들의 기록은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2009년 초 주희정 고려대 감독이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 소속으로 뛰며 8경기는 연속으로 20점 이상을 올린 적이 있지만, 이마저도 벌써 13년 전이다.
설상가상으로 3점 라인이 6.75m로 50㎝ 멀어진 2009-2010시즌부터는 8경기는커녕 7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넣은 국내 선수도 없었다.
이보다 더 먼 거리에서도 손쉽게 슛을 성공하는 전성현은 올 시즌 기록 제조기다.
전성현은 전날 인삼공사전에서 3점 5개를 쏘아 올려 개막 후 역대 최단기간인 25경기 만에 세 자릿수 3점(102개)을 성공하는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000-2001시즌 조 전 감독이 26경기에서 103개를 터뜨린 게 기존 최단 기록이었다.
3점 개수만 대단한 게 아니다.
전성현은 3점 성공률도 44%다. 매 경기 9개를 넘게 던져 4개를 넘게 꽂아 넣는다.
올 시즌만 보면 미국프로농구(NBA) 역대 최고 슈터로 꼽히는 스테픈 커리의 통산 기록보다 근소하게 낫다.
커리는 정규리그 14시즌간 매 경기 8.9개를 던져 3.8개를 적중했다. 성공률은 42.8%다.
프로농구 최다 연속 경기 3점 성공 기록의 주인공도 전성현이다.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10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캐롯-서울 SK 경기. 캐롯 전성현이 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2022.11.10 [email protected]
현재 66경기 연속으로 3점을 넣은 전성현은 올 시즌 계속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전성현은 또 프로농구 두 부문에서 '전인미답'의 고지에 오르게 된다.
25경기에서 102개의 3점을 넣은 전성현은 산술적으로 올 시즌 220개의 3점을 성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프로농구에서 한 시즌 200개가 넘는 3점을 넣은 선수는 없었다.
우지원 전 국가대표팀 코치, 문 본부장이 2003-2004시즌 각각 197개, 194개를 성공한 게 최다 기록이다.
이 기록마저 해당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의 '배려' 속에 각각 3점포 21개, 22개를 몰아쳐 70점, 66점을 올린 '촌극'의 결과였다.
아울러 전성현이 평균 득점 20점을 넘긴 채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재 전성현은 경기당 20.1점을 올리고 있다.
국내 선수가 마지막으로 20점 이상 평균 득점을 기록한 건 2010-2011시즌 문태영(LG·22점)이 마지막이다.
문태영 등 귀화 선수를 빼면 2007-2008시즌 방성윤, 2004-2005시즌 서장훈(이상 22.1점) 등까지 내려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