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출신 유해란(2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 시리즈 1위로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유해란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의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2022 LPGA 퀄리파잉 시리즈 대회 최종 8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29언더파 545타로 1위를 차지했다.
10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상위 20명은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받는다.
21∼45위까지는 LPGA 투어 조건부 출전권과 2부 투어인 엡손 투어 출전권을 받고, 46위 이하는 LPGA 2부 엡손 투어에서 뛰게 된다.
20위 안에 들어도 순위에 따라 출전할 수 있는 대회 수가 달라진다. 1위는 거의 모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한국 선수가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작년 안나린(26)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박세리, 최혜정, 김인경, 송아리, 그리고 2018년 이정은(26)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7번째 수석 합격이다.
사실상 전 경기 출전권을 손에 넣은 유해란은 내년 LPGA투어에서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유해란은 국가대표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땄고, 한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투어에서 뛰던 2019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 이듬해 KLPGA투어에 입성했다.
신인 때인 2020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상금랭킹 2위에 올라 신인왕을 꿰찬 유해란은 2년 차이던 2021년에는 2승을 올렸다.
2022시즌에도 1승을 보태 상금랭킹 4위를 차지하며 KLPGA투어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이번 퀄리파잉 시리즈에서도 1라운드는 공동 61위에 그쳤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순위를 끌어올려 7라운드에서는 2타차 선두로 나선 끝에 1위로 마치는 저력을 보였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유해란은 버디 6개를 잡아내, 7타를 줄이며 추격한 베일리 타디(미국)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렸다.
유해란은 "1위로 세계 최고의 투어에 합류한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한국 선수로서 2년 연속 우승도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빨리 LPGA투어 카드를 받게 될 수 있을지 몰랐다. 아직도 내가 LPGA투어에서 뛰게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해란은 특히 "아마도 실감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같이 플레이하는 것이 기대된다"라며 "내년 투어를 준비하면서 확실히 퍼팅을 좀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한국에서 화려한 신인 시즌을 보냈던 유해란은 "KLPGA투어 루키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루키가 됐다는 점이 새롭다"면서 "한국 골프 코스가 미국보다 굉장히 좁기 때문에 정확한 샷 정확도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회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금강(21)은 공동 9위(20언더파 481타)로 내년 LPGA투어에 입성하게 됐다.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박금강은 올해 엡손 투어에서 뛰면서 2차례 우승했다.
박금강은 "우선은 LPGA투어에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LPGA투어에 가게 되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 교포 제니퍼 송(한국 이름 송민영)이 공동 17위(17언더파 557타)로 LPGA투어에 복귀하게 됐지만, 호주 교포 오수현은 공동 38위(12언더파 562타)로 조건부 출전권을 얻는 데 그쳤다.
최근 2년 연속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2승씩 거둔 가쓰 미나미(일본)가 5위(24언더파 550타)로 내년 출전권을 따내 유해란과 신인왕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미향(29), 전지원(25), 홍예은(20)은 45위 밖으로 밀려 엡손 투어에서 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