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쿠바는 미국 정부가 대회 준비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코시오 외교차관은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에 살면 쿠바와 관련된 모든 것이 금지된다"며 "사업, 여행, 음주 그리고 야구를 하는 것조차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으로 망명한 쿠바 출신 선수들의 WBC 출전을 미국 정부가 아직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쿠바 출신 메이저리거들이 모국을 위해 경기를 뛰고 싶어도 겪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쿠바야구연맹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정부의 차별적인 대우는 유감스럽다"며 "스포츠 정신과 쿠바 야구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쿠바 선수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하기 위해선 쿠바 국적을 포기해야만 한다. 냉전 시대부터 이어진 미국과의 외교적 긴장 관계 탓이다.
쿠바 관영 언론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쿠바 국적을 포기한 야구 선수가 6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세부 사항을 정하는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에서는 망명 선수의 쿠바 대표팀 합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MLB가 주도하는 WBC에서는 선수가 가족 국적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는 등 국적 적용이 느슨한 편이다.
최근 쿠바도 '망명 선수를 국가대표로 뽑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선회하면서 메이저리거가 쿠바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처음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왔었다.
실제로 쿠바야구연맹은 지난달 15일 앤디 이바녜스(29·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요안 로페스(29·뉴욕 메츠)를 WBC 예비 엔트리 격인 '대표팀 훈련 소집 명단'에 포함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는 데코시오 차관의 주장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