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여자 축구를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과 준우승으로 이끈 콜린 벨(61·잉글랜드) 감독이 내년까지 팀을 지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벨 감독과 내년 7월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까지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8일 밝혔다.
축구협회는 "남녀를 통틀어 대표팀을 맡았던 역대 외국인 지도자 중 계약기간 만료 후 연장 계약을 한 건 벨 감독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맷 로스(호주) 코치 등 벨 감독을 보좌해 온 코치진도 유임된다.
벨 감독은 2019년 10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데뷔전인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는 중국에 한 골 차로 져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놓쳤으나 10월 '세계 최강'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미국의 홈 경기 연승 행진을 22경기에서 멈추게 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6일까지 인도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는 강호 호주를 8강에서 1-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라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따냈고, 필리핀과의 준결승전에서는 2-0으로 승리하며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중국과의 결승전에선 2-3으로 역전패해 우승까진 이루지 못했으나 사상 첫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벨 감독의 한국 여자 대표팀 부임 이후 성적은 10승 4무 5패다.
전한진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2년여 동안 보여준 벨 감독의 지도 능력과 열정을 협회는 높이 평가했다. 아시안컵 성적에 상관없이 계속 여자 대표팀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미 지난해 12월에 재계약을 제안했고,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최종적으로 벨 감독의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벨 감독은 "한국 여자 대표팀을 계속 이끌게 돼 기쁘고 영광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언제나 저를 존중해주고 격려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시안컵 결승전 패배는 우리를 더욱 정신적으로 강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의 여정은 이제 다시 시작된다"며 "저를 포함한 코치진과 선수들은 더 높은 동기부여 속에서 아시아 챔피언이라는 목표, 그리고 내년 여자 월드컵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7월 중국 쑤저우에서 열리는 EAFF 챔피언십과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 도전에 나서고, 월드컵 준비를 이어간다.